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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아티스트의 네일샵 방문기네일아트를 해주는 사람 네일아트를 받는 사람

[문화온뉴스 MHON 성유나작가]

네일샵에서 일한 지 15년, 물론 그사이 살짝 다른일도 했었지만 이 일이 천직인 걸 알기에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여전히 새로운 고객님을 만나는 것과 반복적인 일인 시술들 데도 네일아트를 해드리는 것은 전혀 지겹지도 않고 고객님께서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내가 더 기분 좋다. 한마디로 오래 이 일을 해도 질리지 않는 걸 보면 내적성에 맞는일 같다. 늘 새로운 제품과 재료들을 선별하면 그에 따라 구매욕도 왜 항상 같이 오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나이와 경력에 따라 고객님과 더 다양한 예기들을 나눌수 있는 깊이있는 대화들도 한몫하는 것 같다. 

 

새로운 아트들은 자꾸 나온다고 하지만 오래 이 일을 한 나로써는 또 몇 해 전 그때 그 유행했던 작품들임을 한눈에 알수가 있다. 네일아트의 유행도 돌고 돌아 마치 본인이 새로운 아트를 만들어 냈다고 하며 SNS에 창조자인 것처럼 올릴 때 창조가 아닌 재해석 혹은 응용버전이라고 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때가 있다. 처음엔 내 손톱에 네일아트를 하려고 배웠고, 그러다 일하기 시작하면서 직업이 되버렸다. 한 3-4년간 이것저것 하고 싶은것은 다 해봐서 그런지 다른 직업을 하고픈 마음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네일아티스들의 손을 보면 굳이 시술을 보지 않더라도 대략 경력이 어느정도 인지가 보이는 것 같다. 신기한것은 고객님께 해드리는 네일아트 특히 시즌컬러, 유행컬러는 몇번이고 반복적으로 발라도 재밌는데 내 손에 하는건 그런 재미를 느끼지를 못하겠다.

 

서로의 손에  네일아트를 해주면 되지만 해주는 것도 품앗이 처럼 또 해줘야 하니 또 꼭 무엇인가 이벤트를 만들면 고객님의 깜짝 방문이 이어지는데 이번엔 내가 다른 네일샵을 방문해보기로 했다.
내가 예약을 한 곳은 처음 방문하는곳인데 예약만 했는데도 벌써 기분이 업 되는듯한데 다른분들도 그러한지 모르겠다. 같은 일의 종사자로써 아는 것 뿐만 아니라 예약제라는걸 하는 곳이라면 노쇼, 연락 없는 늦음은 다들 한번 이상씩들 경험 해본적이 있을것이다. 당했다고 표현을 하는것이 맞을수 있을것이다. 나 역시도 경험해봐서 잘 알고 있었고, 또 어떤 마음이 드는지도 잘 알기에 더더욱 같은 사람이 될수없다. 늦으면 안되는 것이다. 사실은 약속시간에 좀 늦는 편이다. 근데 예약이라는 약속에는 유독 신경이 더 씌여 나를 계속 보채는것 같다.

 

강남의 한 네일샵에 예약 시간보다 여유있게  도착하였고,난 완벽한 손님 모드로 오늘 어떤 컬러를 바를까? 어떤 아트를 하지? 고민하고 있었다. 나를 시술해 주실 선생님께서 네일바 자리에 앉으라고 말해 자리에 앉는데, 그 순간 갑자기 담배 냄새가 숨이 멎을 정도로 확 났다. 선생님이 방금 담배를 피우고 고객인 나를 맞이한듯하다. 인상이 절로 씌여지는데 내 표정좀 바라 봐줬으면 하고 바라봐 달라고 눈으로 말했는데  정말 안보시는 것이었다. 언젠가 들은 이야기인데 흡연가들도 다른사람의 담배냄새가 싫어  담배를 좀 전에 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핀다고 들은적이 있다. 그런데 하물며 비흡연가인 나는 어떻겠는가? 흡연은 자유니 상관은 할필요는 없지만 고객님과 대화를 해야하는데 담배를 폈으면 가글을 하고 오시면 좋지않을까하고 생각하는데 선생님 사탕을 재빨리 드신다. 손에 벤 담배 냄새는 어쩔수 없이 로션을 바르시기 시작하면서 냄새에 향기를 덮으셨다. 매우 찜찜하면서 늘 이러시는것 같아서 놀랐다. 로션을 바르다 그 냄새가 내손에 흡수 될때까지 난 앞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답답한 사람이 먼저 이야기한다고 내가 먼저 이야기를 건내며 인사를 했다. 그래 누가 먼저 하면 어떠하리~

 

흔히 샵에서 평균적으로 하는 행동의 순서는, 시작은 인사를 하고 고객님이 원하시는 손톱 모양이나 아트 물어봐 드리고,  그 다음 컬러 선택이나 아트 추천 해드리고,  대략 이런 순서의 질문인데 선생님께선 바로 컬러 판을 보여주며 고르라고 했다. 생각지 못한 말을 들어선 인지 분명 컬러 정했는데 잊어버렸다.

 

각설하고 고객님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인데 나도 따라 해봤다. "요즘 뭐 많이들 발라요?" 이 말을 들을 때 왜 본인 바르고 싶은걸 바르면 되지 왜 남들 뭐 바르는지 물을까?하곤 생각했는데 그걸 내가 말할줄이야~

"어두운거......" 어두운걸 많이 바르신다고 말하신다. 보통 시술하는 도중에 색깔을 선택하게 해서 고객님께 시간의 여유를 드리는데 이분은 색깔을 먼저 정해야지 시술들어가나보다.

아무런 액션을 하지 않으셔서 기다리다가 난 왠지 손톱을 물어 뜯고 싶은 그런 느낌과 불안으로 블랙과 와인을 골랐다. 블랙과 와인 칼라를 많이 발라 드려봐서 굳이 내 손에 까지 안해도 되지만, 내고객님이 와인컬러 바르신다 하면 작년에도 그작년에도 와인 컬러 바르시지 않으셨냐고?하면 다들 맞다한다.그래서 나는 블랙과 와인 칼라 선택한 내 고객에게 다른 칼라인  다크 바이올렛을 추천해 드리면 다들 만족하시면서 이쁘다며 가셨다. 그랬던 내가 와인 컬러를 고르다니 습관이 무섭다.

내 손톱의 길이는 현재 짧은 편인 상태인데 나에게 모양을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시작하시는 걸 보니 선생님이 하시고 싶으신 모양을 나에게 해주고 싶었나보다. 그래 어차피 짧으니 둥글던 네모던 어차피 난 크게 상관이 없었으니 다행이지만  손님들이 다 나처럼 속마음이 타도 말안하는 고객님들만 해드렸나 보다 이 선생님은 ...
정말 편히 일하셨나보다 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분이라 컴플레인같은것 이미 할 생각도 없이 왔던터라 그냥 조용히 네일아트를 받기로 했다. 

 

선생님께선 컬러이야기 이후 아무 말이 없으신대 대화 대신 손톱 가는 소리만 들릴 뿐이고, 손톱 모양도 다 잡았고 케어시술도 다끝나가 시간도 많이 흘러가고 있다. 과묵한 선생님을 만났다. 아무말이 없으니 속에서  답답이가 올라 오려고 한다. 내가 앉은 자리는 샵문 근처, 그때 누군가 문 열고 들어 오면서 밖에서 부는 바람도 같이 안으로 들어오니 그 강도가 더 강해져 태풍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여러 번 반복 되었고 이제 좀 춥다 하고 느껴지는 순간 선생님께서 기침하기 시작했다. 

걱정도 되고, 할말이 생겨서 "감기 걸리셨어요?" 하니 "네! " "약은드셨어요?" "네!" 스타카토 기법의 발음을 하시는 걸 보면 아파서 그런가보지라는 생각만 든다.

내가 나도 모르게 잘못 했나? 갑자기 나를 돌아보게 된다. 보통 고객님을 살피며 괜찮으신가?아니신가? 나는 그렇게 고객을 늘 걱정하고 응대하는데 지금은 내가 고객이 되어  나 편한시간 가지려고 온곳에 자리만 바꿔 앉을 뿐이지 계속 신경 쓰인다.

직업병이겠거니하고 나와 대화를 하다가  선생님이 발음이 조금 달랐던거 같다는 생각에 물어봤다. "선생님 외국분이세요? 혹시 중국 분?"말 끝나자마자"아니요!!! 대만사람 이거든요!!! " 완젼 놀랐다. 내가 그래서 "혹시"이라고 붙여 말했는데 냉랭한 차가운 바람으로 대답한 선생님을 보면 다른사람이 보면 내가 엄청 잘못한것인줄알듯하다. 선생님은 고개를 절대 옆으로 돌리지도 않았고 돌아보지도 않았다.

 

선생님 표정을 보니 본인도 정색한 거에 놀라신 거 같다. 그러면서 대만사람한테 중국 사람이라 하면 싫어 한단다. 중국사람한테 반대로 예기하는것도 마찬가지고, 강남에서 말안하고 있으면 중국인이냐고 물으면 화가 났을 터인데 그래서 나에게  화내는 거였었을까? 내 샵도 아니지만 이런 쌩한 분위기도 싫고내가 답답해서 한마디를 던져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왠지 내가 심기가 불편하신 고객님의 마음을 풀어 드리려고 하는 것처럼 어떤 말을 해줘야 좋을까? 머리 굴리기 시작했다.

 

먼저 사람 맘을 열기에는 칭찬이 제일 빠르기에 칭찬할 것을 찾다가 ''한국말 잘하시네요" 하니 "아니에요!" 오기가 생겨서 다시 "아니긴요. 정말 잘하시는데 똑똑하신가 보다 전 외국어 못하는데 부럽네요" 하니 "저 영어도 할 줄 알아요"란다. 표정도 밝아지신 선생님 살짝 웃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시작되었다. 선생님께선 한국어는 대만에서 독학으로 시작하였고, 예능을 보며 공부를 했고 캐나다에서 산 적도 있어서 영어를 할 줄 알게 되었고 어디서 누구랑 사는지, 선생님이 전공한 과목, 네일을 배운 곳 경력, 한국에 오게 된 이유 지금 있는 곳에서의 월급액수와 2개월 후에 한국을 떠날 것이고 대만 갔다가 다시 캐나다로 가서 샵을 차릴 거고 샵인샵을 할지 안 할지 고민이고 캐나다의 네일리스트 평균 수입까지 스스로 예기하셨다. 내가 한건 중간중간에 "와!" "진짜요?" "대박!" 이것을 골고루 돌리며 말한 것뿐인데 기분이 업이 되셔가지고 서비스까지 해주시기 시작했다. 이 모든 긴 스토리와 포부를 듣고 지금처럼 하시면 잘 될 것 같다 했다. 단 지금 처럼 웃으면서는 하시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겨우 잘 이어온 우리 관계가 다시 리셋될까 봐 차마 하지못했다. 

시술이 다 끝났다. 처음에 무표정이고 차가움을 마구 내뿜던 그녀가 헤어질 땐 양손을 흔들며 바이바이를 하는데 미션 성공 한 느낌이었다. 웃으시니 기분이 좋은데 왠지 이상하게 고객이 아닌 내가 네일아티스트로 고객을 응대한것 같았다.  또 생각해 보니 난 그녀에 대해 많은걸 알았는데 그녀는 나에 대해 그 어떠한 질문도 없었다는 사실이 지금 매우놀랍다.

 

컬러에 관한 이야기를 앉자마자 했던 질문 그것이 다였다. 그 흔하디흔한 "어디 사세요?"도 없었다. 흥! 정말 나에 대해선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나 보다. 순간 번뜩 든 생각은  난 고객님께 어떻게 대했지? 내 이야기로 너무 그시간을 보낸게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들면서 하긴 요즘 헤어진 남친 예기좀 했다. 고객님과 핑퐁과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생각했는데 나 혼자만 이야기한건 아니겠지? 저 선생님도 날보내고 뒤돌았을 때 그제야 본인이 장사하는 사람이고 내가 고객이라는 생각을 하기나 했을까? 안했까?  오늘의 일 덕분에 맘먹어 본다. 고객님의 이야기를 더 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렇게 또 한 명이 기분이 좋았으면 되었다. 나를 깨닫게 해주셨으며, 대만인인데 네일아티스트가 직업이며 한국어, 영어도 할 줄 알고 캐나다로 돌아가 네일샵을 차리겠다고 하셨으니 잘 되셨으면 좋겠다.

네일 아티스트의 네일아트샵의 방문기는 조금은 씁쓸함으로 끝났다.

성유나 작가  sy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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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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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렐라언니 2018-12-04 22:18:35

    오~~색다른 느낌~~ 좀 더 손님의 입장 또는 직원의 입장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볼 수있는 좋은경험인거같아요~~역지사지의 세상이면 지금보다 더 나은세상ㅎ 성유나작가님 멋진경험 짱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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