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컬쳐ON 이혜민기자의 컬쳐아트브릿지
ROMA 또는 AMOR, 삶을 관조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하여알폰스 쿠아론 감독 신작, 영화 <로마>

[문화온뉴스 영화브릿지]

> 일상과 시대 그 사이에서 

1970년대 맥시코시티의 로마를 배경으로 주인공 클레오의 삶을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보여주고 있다. 클레오는 중산층 가족의 가정부다. 생화학자인 소피아의 네 남매와 그의 어머니까지 돌보는 일로 하루를 쓴다. 그런 그녀의 동료이자 절친인 아델라는 페르민이라는 남자를 클레오에게 소개시켜주고 클레오와 페르민은 사랑을 나눈다. 여느 날처럼 데이트를 하던 중에 클레오는 페르민에게 임신사실을 알리고 페르민은 그 길로 클레오에게서 도망친다. 한편 소피아의 남편도 출장이라 거짓말을 하고 젊은 여자와 바람이나 생활비도 보내지 않고 집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페르민은 잘못된 사상으로 극우폭력단체 로스 알코네스의 일원으로 120명의 학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성체축일 대학살’에 참여하고 그날 클레오는 뱃속의 아이를 잃는다. 소피아의 남편은 소피아 가족이 여행 간 사이 집에 들러 자신의 물건을 챙겨가는데 치졸하게 책장까지 하나하나 빼간다. 로마에서는 이런 책임감 없고 찌질한 남자들을 비판한다.

보잘 것 없는 강인함, 사랑

소피아는 비틀거리며 말을 건넨다. ‘우린 혼자야.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여자들은 늘 혼자야.’ 계속되는 불운과 불운 속에서 홀로 가족을 지켜나가기 위해, 클레오를 위로하기 위해 소피아는 여행을 간다. 그곳에서 수영을 못하는 클레오가 물에 빠진 소피아의 두 아이를 구하기 위해 파도를 헤치고 들어간다. 아이를 구해 나온 클레오는 울먹이며 ‘저는 아기가 태어나길 원치 않았어요.’ 라고 흐느낀다. 소피아와 네 아이는 클레오를 안아주며 위로한다. 그들이야 말로 사랑하는 가족이었다. 그들은 아주 보잘 것 없는 우리지만 결국 이겨낸 강인한 사람들이었다. 

>영화 로마 속 감독이 의도한 장치들

영화 로마는 알폰스 쿠아론 감독의 신작이다. 65mm의 필름 흑백 촬영과 BGM이 전혀 없이 생활 소리로 가득하다. 넷플릭스와의 공동 제작으로 일부 극장과 넷플릭스에서 거의 동시에 상영이 시작됐다. 또한 영화는 클레오의 삶을 천천히 따라가며 촬영되어 대부분 아이레벨의 롱테이크로 촬영되었다. 사실주의기법의 영화에 자주 쓰이는 방법이다. 관객은 클레오의 삶을 영화 속에서 관조한다. 클레오가 등장해서 사라질 때까지 아주 천천히 때로 지루하게 느껴질 만큼 따라간다. 하지만 이런 기법이 단 하나 깨지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소피아의 남편이 등장할 때와 페르민이 나올 때다. 소피아의 남편이 거대한 갤럭시를 몰고 집으로 들어올 때는 영화에서 처음으로 클로즈업이 된다. 그가 물고 있는 담배와 벽에 부딪힐 듯 아슬아슬한 운전, 그리고 개똥을 밟는 바퀴를 클로즈업 한 장면은 불편하리만큼 느껴진다. 감독은 ‘적극적’으로 불편하게 보여주고 있다.

>알폰소 쿠아론의 자전적 영화

<로마>는 알폰소 쿠아론의 어린시절을 함께 한 가정부 ‘리보 로드리게즈’를 실제 모델로 하고 있는 자전적 영화다. 그래서 영화 속 소피아의 막내 아들 페페는 쿠아론 자신처럼 느껴진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리보를 위하여’ 라는 문구가 나온다. 

영화 <로마>에서 소피아가 그랬듯 클레오가 그랬듯 우리는 또 불행을 맞이할 것이고 버텨내는 삶을 살지도 모른다. 우리라고 믿었던 사람과 우리가 아니게 될 것이고 또 다시 혼자라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클레오가 바다를 헤쳐나가 아이를 구해오듯 우리는 생각보다 강인하다. 소피아가 여행을 계획했듯 삶에 행복은 얼마든지 계획할 수 있다.

 ‘우리를 위하여’ 

 

영화 <로마>는 1월 6일 개최한 골든글로브 시상에서 감독상과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이혜민 기자  uuuuuo3o@gmail.com

<저작권자 © 문화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혜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